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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Sound] 가끔 억울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최근 발매된 다른 이들의 앨범을 들으면서
가끔은 억울하다는 느낌을 받는 때가 있다

어차피 경력적인 연륜이나 배움의 깊이, 생각의 깊이는 훨씬 더 깊으리라는 것
인정하고
맨땅에 헤딩하기로 결심한 이상
결국 당연한 결과이지만

'왜 나는 혼자서 다 공부하고 다 해야 하는가?' 에 대한 회의가
밀려오는 경험을 가끔 한다

예를 들자면
곡을 구상할 때
대략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 퀄텟으로 가볍게 가면 좋을 것 같다고 구상했으면
일반적인 싱어송 라이터 가수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고 녹음한다 치더라도
스트링 편곡을 본인이 콩나물 몽땅 그리면서 하는 경우가 많을까?

아니, 이건 간혹 가다 있다 치지만
그걸 미디로 직접 찍는 경우, 혹은 필요하면 직접 몽땅 연주하는 경우가 흔할까?

그리고 그것도 양보한다 치더라도
가끔 나와야 하는 특이한 악기들 때문에 직접 주법을 배워서
벼락치기로 독학한 젬베를 때리고
구멍 막는 손가락이 생소한 오카리나를 부는 인물은??

아, 이것도 양보한다 치더라도
자신이 부른 노래에 몽환적인 보컬 칼라 입혀보겠다고
엔야 / 믹싱 이라고 구글링하는 인간은??

이것도 양보한다 치고
믹스 다 하고 나서 자켓 디자인 프리웨어로 하겠다고
마우스로 손글씨 직접 쓰고, Inkscape 독학하는 인간은 또 있을까?

이것도 양보하고, Gimp 배워서 자켓 디자인 혼자 완성하는 독종은?

또 양보하더라도
다 된거 보도자료 쓰고 있는 것은?

결국 A to Z 까지 모두 내 손을 거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다 내가 만든 데다가
OS만 빼고 모두 프리웨어이거나 합법적인 경로를 이용하는
(원래는 맞지만) 기형적인 형태의 음원 제작이
가끔은 억울하게 느껴진다

결국 돈이 없이 몸으로 떼우려는 작업방식에다가
심각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기 위해 무료와 합법적으로 구입한 프로그램만 쓰려는
고집이 빚어내는 개그 같은 상황......

실은 억울할 것은 별로 없지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