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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나비'들 공연!

지난 화요일(1월 31일) 홍대 라디오가가에서
숭실대 CCM 학과에서 작곡을 하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나비'들"의 공연을 보고 왔다

"나비'들"은
CCM 학과라는 울타리에서 보자면 좀 특이한 시도이고
일반적으로는 당연한 시도를 했는데
이들이 이 날 발표한 모든 곡에서 예배곡이 없었다

대부분의 가사는 [사랑]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대부분 자신들의 풋풋했던(지금도 20대) 시절의 연애담이나
이별담에서 끌어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5명의 작곡가, 대략 2~3곡씩 서로 꺼내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 샘인데
10~15곡이 진행되는 사이 7시에 시작한 공연은 9시 정도 마무리 되었다

나름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공연의 구성이 잘 짜여져 있어서
지루하진 않았다고 보인다 

라디오 가가의 작은 홀 역시도 아늑한 느낌이 좋았고
(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겠지만) 폭설임에도 많은 인파가 찾아와서
콘서트를 봤다는 점도 분위기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중간 중간 그리 길지 않은 곡 소개도 전개에 도움이 되었고
곡별로 관객을 불러올려 사랑고백 형식을 따온것도 좋았고
공연의 중간에 위치한 추첨 타임(!) 역시도 주구장창 곡만 밀어대면 지루할 분위기를
잘 전환시켜준 깨알같은 시간이었다
이후의 추첨을 통한  곡선정은 (실은 내 아이디어였다!)
좀 더 배틀 느낌이 난다거나
추첨의 재미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정도의 수준이 딱 적당했던 것 같다
곡간 서로 마이크를 주고 받는다거나, 무대를 서로 지나칠 때
"나비'들" 안의 유대감이 드러날 친근감의 표현들이 좀 있었다면 좋았겠더라

구성상 마지막엔 때창을 할 수 있는 무엇이 있었거나
앵콜로 완전 망가지는 재밌는 구성이 있었더라도 좋았겠다


음악들과 곡들로 들어가자면
작곡가별로 특징들이 조금씩 있어서
지루함이 없었던 느낌이다

세션들의 연습량 부족과
작곡쪽으로 집중해서였는지 보컬까지 커버하기엔 조금 아쉬운 기량들이
간혹 드러나긴 했다만
발라드에 특화된 작곡가, 기타(Guitar)로 무겁게 때리는 곡으로 승부하는 작곡가
메이트 같은 느낌을 주고 싶은 작곡가, 발랄하고 통통튀는 느낌의 곡을 쓰는 작곡가...
그리고 그 모든 곡들이 어찌 보자면 자신의 보컬에 맞춤곡으로 나타났던 것도 같은...
뭐, 각자 살짝씩 특징들이 있었기에
세션의 입장에선 그 모든 곡들을 커버하기엔 조금 어렵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합을 다 맞추고 짠 씽코나 브레이크에서 무너지면 슬프긴 하다)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아주 멋진 공연 진행과 좋은 공간, 그리고 많이 와서 자리를 채워준 관객들이
좋은 콘서트를 만든 시간이었다

다음엔 좀 더 연습해서 짜잡이 잘만 맞으면 흠잡을 곳 없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