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이 가장 처음으로 썼던 디카는
Cheez Spyz 라고 하는 35만 화소의 토이카메라였다

그 당시 타이틀은 최소형 디지털 카메라였고
AAA 배터리 한번 넣으면 하루 종일 가는 강쇠 카메라였다
크기는 지금 봐도 그리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지포라이터 사이즈이고 실물을 아직도 갖고 있다

문제는 이 카메라는 AAA 배터리를 중간에 빼면 메모리가 확 날아가 버리고
프리뷰 같은 기능은 없다 보니 찍은 사진을 중간에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
게다가 외장 메모리 같은 것도 지원하지 않아서 내장된 메모리에 24장 찍는게 전부다

그 뭐냐.....한번 들고 나가면
집에서 확인할 때 까지 24장으로 사진을 담아야 하며
그 사진 역시 중간에 확인하고 지우는게 안되니 셔터는 매우 신중하게 눌러야 한다
(뭐랄까, 한방에 헤드샷 노리는 기분의 스나이퍼 느낌이다)

* 게다가 공교롭게도 24장은 필름 한통 분량이다

뭐든 첫 인상과 첫 만남, 처음에 배운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나에겐 카메라에서 드러나는데
이 카메라 덕분에
나는 필카따윈 써본 적이 없지만서도
아직도 셔터를 누르는 성향은 일반적인 디카유저보다는 필카유저쪽에 가깝다
잡는 앵글도 평이하고(대신 안전하고)
한 장소에서 몇 컷 찍지 않으며
찍은 사진도 그다지 영양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관계로 나의 사진은 디카세대인 우리 마눌님께 상당히 갈굼의 대상이 된다
성의 없이 찍으며, 많이 찍지도 않고, 특히나 자신이나 딸의 포즈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한장만 찍고 뒤돌아 가버린다는 이야기

뭐, 다 맞는 이야기다

그리고 방구석이 녹음실 일할 당시에도 ADAT가 녹음실 현역은 아니었더라도
몇 번 굴려본 경험이 있는데
이게 녹음할 때 상당히 진상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자료가 비파괴 공정을 거치는 것도 아니고 모두 파괴공정을 거치는지라
펀칭 한번 누를 때도  상당히 살떨리는 경험을 하게된다

이렇게 되면 세션도 일격필살의 마인드, 녹음받는 사람도 일격필살의 마인드로 임하게 된다

뭐, 아날로그 감성이라는게 꽤나 중요하다
근데 상당히 부작용이 많다

(그래서 요점이 뭐냐....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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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향기 2011.08.26 23:28

    저는 전설로만 들었던 녹음 시절이네요.
    쟁쟁한 세션이 녹음하는데 신입 엔지니어가 펀칭 잘못해서 엄청 쌔-했다든가 하는 얘기...
    가는 곳 마다 프로툴 기반이고, ADAT같은 건 창고에 있는 걸 구경한 적만 있어요.
    그때랑 지금이랑은 녹음을 대하는 태도자체가 다르겠죠...?
    아무리 후반 작업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져도 그것에만 의존하면 안 되는건데,
    애매한 것 중에서 OK 테이크 골라내는 기준은 만져서 되는가 안 되는가죠...ㅠ
    점점 안일해지는 것 같아요. 디지털 기술이 엔지니어들을 편하게 만든 건지 할 일을 더 던져준 건지 모르겠네요. ㅎㅎ

    어쨌든 아날로그의 원본-비복원 개념은 놓치지 말아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addr | edit/del Roomside 2011.08.27 13:45 신고

      뭐, 직접적으로 쟁쟁한 세션을 받아본 경험은 없는게
      다행이었지만
      진짜 그게 레코딩 버튼을 누르는 무게감은 좀 다르더라고^^;

      뭐, 다행히 난 레코딩은 뉀도 2버전쯤부터 실전투입된거라
      녹음에서는 디지털....ㅋ

  2. addr | edit/del | reply 성주희 2011.08.27 00:06

    다양해지고 빨라지면 그만큼, 좋은 느낌도 무뎌지고 빨리 지나가버리는 거 같아요.

    • addr | edit/del Roomside 2011.08.27 13:47 신고

      요즘 유행이 빨라진 느낌이 진짜 심각하게 듭니다
      sns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심지어 중국집 자장면도 요즘엔 더 빨라진 느낌입니다

      덕분에 명작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