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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잡Sound] 2011년 1월 23일 위트니스 콘서트 준비

뭐, 이래저래 하다 보니
다음 주일날은 교회에서 곡을 올려야 한단다
다른 것은 몰라도
빠방한 음향기기 쓸 수 있고
(오퍼레이팅은 누가 하지? 원래는 내가 했는데)
밴드는 미리 연습을 부탁 못해놨고 악보도 미리 안뽑아서
오부리로 맞춰보면 어케 될 지 모르겠고
아님 MR 틀어줄 거 같은 그 정도 환경이다



물론 암사재활원때 MR에 두어곡 불러보고 느낀 점이지만
내가 만든 내 노래들은 그냥 이어폰 끼고 설렁 설렁 감상하기에는 좋아도
눈 앞에서 내가 부른다고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보면......

그림이 안나오는 형태다

보컬이 지르는 부분도 없고 반주도 믿믿하고
엄청난 기교의 연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있어 봤자 MR로 가거나 오부리로 뭉개버리면....ㅡㅡ;;)

이런 음악들은 '따라불러주기'의 감동이 있어주면 좋겠건만
그런 인지도가 있는 경우는 절대 아니니깐 기대하기 어렵고

무엇에 승부를 걸어야 할지 솔직한 말로 감이 안와서
송구영신예배 날 목사님께 제안받은 것을
이제까지 선곡도 못한 상태로 버텨왔다
(라고 말하지만 결국 게을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단순 가사 대신 PPT로 가사를 뿌려주되 거기에 이미지와 텍스트를 넣어
되도록 나에게서 시선이 분산되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결국 음악에서 승부를 보지 않겠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MR로 전 곡을 가게 된다면
지금 예상되는 선곡과 메시지의 주제는
'어떻게 꿈이 있는 교회는 음악이 되었는가?' 이고
정장 입고 나와서
회사원이 업무 보고 내지는 PT 하듯 이야기를 꾸려가려 한다
(감이 안오겠지만 그렇다)

매년 이루어지는 잡스옹의 신제품 발표회 같은 것이 딱이겠지만
그런 말빨이나 포스는 없으니깐
그냥 PPT에다가 그림 얹어놓고
그걸로 이런 저런 설명하고 '노래 들어보시죠' 하면 MR 틀어주고
가사 뜨면 내가 무미건조하게 노래 부르고 말이다

이렇게 하면 일부러 못불러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면 메인은 발표이지 노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음악 만들면서도 일관되는 꼼수는 음악을 발표할 때도 여전하다....ㅠㅠ



그리고 실력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이런 부분에서 걸림돌이다
(실시간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는 실력이 안좋을 점을
믹스나 후보정으로 커버하는 과정이 없으니 전혀 메리트 없는 음악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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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어 이 공연(?)의 후기를 쓰고자 한다
다행히 앞에 순서를 진행했던 덕진이가 잘해줘서 사람들의 집중도는 좋았는데
올라가고 보니 내가 뭘 하려고 했는지 멍해진다

양복을 입고 간 것과 PPT를 띄우고 진행한 것은 잘 적중한 것 같다

거기다 아는 사람들이라서 호의적인 반응도 좋았고
나름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을 치고 들어가서 그랬는지
리액션이 좋았던 점은 진짜 다행이었지만
예상외로 너무나 잘 웃어주는 바람에 당황해버렸다

컨셉상 원래는 무미건조하게 노래를 불렀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었다
그렇다고 감정잡고 잘 불렀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웃겨서 중간에 노래를 놓쳐버렸다
(왜 곡 배경만 설명했을 뿐인데 그걸 갖고 그렇게나 웃었는지 이해가 어렵지만)
그리고 웃겨서 노래를 놓친 덕분에 예상치도 않게
마지막 곡에서는 '떼창'의 감동(?)도 느낄 수 있었다

이래저래 감사한 반응이었는데
이번 무대를 통해 정말 확실해진 것은
"왜 소림사는 살아남았고 무당파는 멸절했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무공의 경우에도 실력과 정도를 갖고 가는 것은 오래 남고
사파(?)의 무공은 처음에는 질러 가는거 같지만 결국 멸절하는 법이다

결국 음악을 빙자한 재미와 발랄(?)로 승부한 경우에는
첫 무대는 어찌 저찌 지금까지 보던 위트니스와 틀리다는 이유만으로도 환영받고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다음 무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이다!

아이디어와 무대만으로 승부하기에는 음악은 진짜 한 없이 밑천이 없으니까
다음에는 웃기려고 해도
결국 예측당하고 간파당할 뿐이니깐...

PS> 제 곡은 음반이나 음원으로 들으시는게 라이브보다 100배 좋습니다
 더욱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그냥 가사를 보시고 MR을 들으시라고 권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