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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노래_Credit

[가상 인터뷰] 방구석에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음악 - 방구석

"지금껏 해왔던 것에 비교하자면 오랜만에 나왔다"
 - 그런가? 일반적인 가수들에 비교하자면 그렇게 오랜만에 나온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전에 찍어내듯 만들던 성의 없는 음악이 오히려 너무 빠른 주기로 순환된거지...
 단순히 생각해봐도 내가 전업가수가 아닌 이상, 퇴근하고 하루 1시간도 제대로 못 내는 상황에서
 한곡 완성에 걸리는 시간이 총 10시간 미만이라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몇가지 이유가 존재하지만 생계를 위한 본업으로 근무하는 회사의 구조가 좀 바뀌다 보니
 일이 많아서 취미가 뒷전으로 밀렸던 것이 이유가 된다면 되겠다.
 그리고 .....이건 좀 창피한 이야긴데.....정말 솔직하게 이야기 해도 되는가?
 지금까지 공지 거부 당했던 이유가 가장 크다

"공지 거부를 당했다고 하면 어떤 이유에서 거부 당했나?"
 - 당연한 이유 아니겠는가? 음악성이 엄청나게 떨어지니까 거부당했다
 내가 들어도 인내심을 엄청나게 요구하는 음악을 뻔뻔하게 서비스하고 팔/겠/다/고 우겼으니
 서비스를 하려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지금 생각해도 미안한 일이고 어찌 보면 그게 약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약이 되었다고 하면, 그 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 일단 낮은 퀄리티 음악을 붕어빵 찍듯 찍어내는 음악에 대한 생산 방식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그와 더불어 부끄러움이 좀 생겼다고 해야 하나? 염치가 좀 생겼다고 해야 하나?
 여튼 같은 이름으로 계속 가기에는 민망하기도 해서 이름부터 바꾸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바꾼 이름이 방구석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
 - 원래부터 쓰고 싶었던 이름이었는데, 첫 싱글이었던 Room of Worship이 올라갈 시기에
 어떤 커뮤니티에서 같은 Roomside라는 필명으로 쓰던 글 하나가 문제가 되는 바람에 바꿨다
 그 덕분에 시시한 노래(시노) 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서도 마치 프리더 1단 변신하듯
 꼬물꼬물 허물벋고 새 이름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의미적으로는 지금 작업환경을 한 단어로 대변할 수 있는데다 뭐랄까 언더(요즘은 인디) 느낌 물씬나는
단어가 Roomside 였던지라 '방구석' 이라는 이름을 다시 꺼내들 수 있었다

"이름은 바뀌었는데 노래는 그냥 비슷한것 같다"
 - 제대로 봤다
 어차피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 바뀌지 않았으니 기량이 늘진 않았다
 단지 요령과 기교가 늘었을 뿐이다

"그럼 듣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지금과 비슷한 음악에 요령과 기교가 늘었다는 것은 큰 장점은 아닌것 같다"
 - 음........ 힘든 질문인데
 그다지 내세울 장점이 없다는게 장점 아닌가 싶다.
 좋은 말로 바꿔 말하자면 듣기 편한 음악이라는 점?
 어려운 음악을 하고 싶어도 배운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쉬운 코드들로 곡을 만들다 보니
 음악 자체는 상당히 쉽게 쉽게 풀어진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편한 음악이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요즘은 노래도 좀 설렁설렁 부르는 느낌이 있다"
 - 전체적으로 음역대가 좁아졌다
 고음을 지르거나 절정에서 세게 부르는 창법에 어울리는 목소리도 아닐 뿐더러 작업 환경의 탓도 크다
 방음이 안된 연립주택에서 주로 새벽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노래에 따라 민폐가 된다
 요즘에는 애까지 생겨 공주님의 취침에 방해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방향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오히려 일관적으로 그렇게 진행된다면, 내 느낌 자체가 그런 느낌이라고 어필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음역대가 줄어든 이상으로 부쩍 오케스트라 악기의 비중이 커졌다. 보완을 위한 것인가"
 - 가창 음역을 줄여서 보상으로 구성이 대편성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단지 돈주고 산 가상악기가 유일하게 오케스트라 악기이다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라도 오케스트랄한 구성이 늘어나고 있다
 머리 아파서 죽을 지경이다. 원래 스트링을 빡빡하게 짜넣는 구성 같은건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건데
게으른 입장에서 그런걸 하려니  능력이 후달리는게 소리로 들린다
 손악기라도 한 두개 내세울만큼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걸 믿고 덕지 덕지 발랐을텐데
 기타는 기본코드 외운 이상 없고, 건반은 3년의 수학결과 바이엘 하권을 2곡 남기고 중도포기했으며
드럼은 미디로 먼저 배웠던지라 실력 없고, 베이스도 마찬가지라서 손악기로 덕지덕지 바를 만한 무엇도
딱히 발견하지 못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결과물들의 스케일이 커지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있는지"
 - 어차피 직장인에 취미로 음악하면서 그냥 썩히기 아깝다보니
 공지하고 밴드캠프 등등 운영하는 입장이다
 거창한 계획이니 공연 스케줄이니 섭외 같은 것은 당연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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