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나간 앨범 이야기/흑역사(시시한 노래 시절)

[Hymns] 4_빈 들에 마른 풀 같이





'풍악을 울려라' 버전이라고 개인적으로 명명한 "빈들에 마른 풀 같이" 이다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 발표한 국악기 VSTi들을 사용해서 기본 컨셉을 잡았다

'빈들에 마른 풀 같이 시들은 나의 영혼'이나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를 내리시듯' 이라는 가사들은
꼭 기우제를 지내는 느낌이라서 좀 더 Ethnic 한 느낌을 가져가고 싶었고
더 가능하다면 국악의 느낌이 나오는 농악 느낌을 내고 싶었지만
역시나 실력이 한도 끝도 없이 떨어지는지라 그런 것은 그저 바램일 뿐, 느낌이 완벽 다르게 나왔다

전주와 간주에 나오는 프레이즈는 내 녹음실 싸수가 작업했다는 김현성씨의 앨범에서 들은 기억을
더듬어서 재구성했고 몇 몇 부분에서는 의도적으로 기존 국악기와 이질적인 요소를 넣었다

1. 주선율이 되는 악기들은 원래는 해금과 향피리가 나와야 하는데
가상악기 해금의 아티큘레이션이 조악해서 소아쟁으로 교체, 다시 벨로서티 문제로 중국 가상악기인 미니얼후로 교체했다
(국악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심히 죄송할 이야기이고 나도 내키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국악기 VSTi는 정말 없다)

2. 장구의 소리는 아무리 많이 벌려놓는다 해도 결국 마이킹하면 앰비언스와 좌우측의 피에 하나씩 놓기에
패닝은 좌측, 우측으로 하나씩(+중앙)이겠지만 패닝이 좌측, 우측, 좌중앙, 우중앙 이렇게 4곳에서 다른 소리들이 나온다
 - 이것은 의도적으로 드럼과 비슷한 공간감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내 컨셉이라기 보다는 청자를 위한 배려였다

3. 믹싱할 때는 중앙으로 패닝되어 있던 비올라 소리도 현에서 조금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마스터링하면서 좌우 공간감을 확장시키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앙에 자리잡은 첼로의 비중은 조금 빠졌다